행복의 어려움과 소중함에 관하여

행복하게 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현재가 참 행복하더라도 이 행복을 깰 무수한 외부요소가 존재한다. 갑자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것이고, 큰 병에 걸릴 수도 있고, 다니던 회사가 망하여 수입이 끊길 수도 있다. 이러한 큰 사건들이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행복을 뒤흔드는 사건은 많다. 이사간 집의 이웃이 생활을 불편하게 한다든지, 직장 사정상 가족이 조금 떨어져 지내야 한다든지, 아이가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든지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불안요소가 있다. 가족을 예로 들면,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즐거움과 행복감은 대단히 정적이고 큰 변화가 없는 것이지만, 불안은 늘 새롭고 빠르게 변화하며 찾아오게 되어있다. 예로, 아이가 커가는 것만으로도 가족 전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안게 된다. 부모와 자식 관계는 감정적으로 큰 변화가 없는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하여, 우리가 궁극적으로 불행으로 치닫게 되는 것은 아니다. 즐거움은 매우 짧게 지나가지만, 이 짧은 즐거움이 토대를 닦은 행복은 아주 천천히 깊게 쌓여간다. 불행은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지만, 큰 사건이 아닌 바에야 지나가면 결국 별 일 아닌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거시안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그때 그때 닥친 일로 인해 흐트러진 마음을 흘려보낼 수 있는 대범함과, 계속해서 들어오는 스트레스를 이겨낼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 부분이 대단히 어려운 것이다. 행복을 향한 끝없는 노력에 만약 잠시라도 포기를 하게 된다면, 행복은 급속도로 멀어지게 된다. 행복이 쌓여야 할 곳에 불행이 쌓이고, 불행이 오기 쉬운 환경에서 불행은 급속도로 커진다. 돌이킬 수 없는 시점이 오면, 결국 행복을 포기하고 다른 허망한 것을 추구하며 왜곡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행복을 단념하고 살면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렇게 말하면, 행복이 정말 불가능한 것으로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 행복은 어렵다. '행복'을 마치 돈이 100억 쌓인 통장 처럼 어떤 특정한 상태를 의미하는 '목표'로 받아들인다면 행복은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불가능한 것이 된다. 하지만 행복은 연속적인 것이다. 모순되어 보이지만, '행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상태'가 사실 행복이다.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은 없다. '지금이 행복하다'는 것은 공허한 말이다. '앞으로 나는 행복해질 거야'하는 것도 공허한 것이다. '옛날에는 행복했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행복을 위해 스스로 노력할 것과 상대와의 관계에서 노력해야할 것들이 계속 보이고, 실제로 계속해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삶에 불만만 있고 스스로의 잘못이 없어 노력할 것도 없는 데 삶이 별로 행복하지 않거나, 오히려 반대로 지금이 너무나도 행복하여 뭘 딱히 노력할 필요가 없어 보이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의 나락으로 빠져가고 있는 것이다. 잘못한 게 있어 노력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착각이 아닌 바에야 지금이 완벽할 수는 없다. 그냥 스스로 행복하고 싶기에 노력하는 것이다. 노력을 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불행이 쉴새없이 닥쳐 오기 때문에 노력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하면 더 행복해질까?'하는 것도 덧 없는 말이다. 더 행복한 것도 없고 덜 행복한 것도 없다. 행복은 방법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길을 선택하더라도 불안은 무작위하게 존재한다. 그 때는 괜찮다고 생각한 것이 얼마든지 뒤통수를 치곤한다. 행복은 철저히 과정의 문제이다. 진심으로 행복을 원하고, 그것을 위해 부끄럽지 않게 노력한다면 무엇이든 행복이 될 수 있다. 이렇게하면 언젠가 결국 일이 잘못된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사람의 힘을 벗어난 문제가 된다. 잠시는 불행하겠지만, 다시 노력하면 된다.

행복이란 언제도 제대로 가져 볼 수 없고, 언제도 완전히 놓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행복이 마음 속에 있다고 한다. 궁극의 '행복한 상태'라는 것이 불가능할지언정 계속하여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큰 미련도 불안도 없다. 그 마음에는 행복을 위해 노력한 세월에 대한 뿌듯함과 함께해 준 주위 사람들에 대한 감사만 남아 따뜻하다. 그것이 우리가 이룰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이다. 그렇게 삶을 마지막 날까지 살다가면, 그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삶을 산 사람'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 스스로, 그리고 나의 가족과 함께 그런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Posted by 호오님